짧은 글과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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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짧을수록 좋은가. 2025년 4월 6일, 짧은 글과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사이의 긴장을 생각하며 메모를 남겼다.

짧은 문장은 독자에게 상상할 여지를 준다. 하지만 서로 공유한 맥락이 적을수록, 독자가 빈칸을 다르게 채울 가능성도 커진다. 짧게 쓰는 일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일은 늘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짧음은 공유된 맥락 위에서 작동한다

청자나 독자가 문맥을 자연스럽게 유추하려면 어느 정도 경험과 전제가 공유돼 있어야 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쓸 때 용어 설명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을까. 오히려 이미 각자 그려 놓은 그림이 있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할 때도 있다. 흰 도화지에 처음 그리는 일보다, 기존 그림의 어느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합의하는 일이 더 어렵다.

사람은 정적인 그림이 아니다. 경험이 쌓이고 상황이 바뀌면서 같은 단어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진다. 커뮤니케이션이 한 번의 설명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규칙을 자세히 적어도 판단은 남는다

당시 메모에서 법률 문서와 판례를 떠올린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규칙을 자세히 적어 해석의 범위를 줄이더라도, 실제 상황에 그 규칙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글을 쓸 때도 비슷하다. 용어를 정의하고 조건을 명시하면 오해를 줄일 수 있지만, 모든 독자의 경험과 상황까지 미리 채울 수는 없다. 정확한 글은 모든 해석을 없애는 글이라기보다, 독자가 어디까지 같은 전제를 공유해야 하는지 보여 주는 글에 가깝다.

공부는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공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상대방이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정보를 빨리 습득하는 능력과, 이미 가진 정보를 상대에게 맞게 설명하는 능력은 다르다.

책에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읽는 것과 실제 대화를 잘하는 일도 별개다. 개념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서로 다른 사람과 말을 주고받으며 조정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화를 골든 스니치처럼 대하지 않기

처음에는 사람을 《해리 포터》의 퀴디치 경기에서 날아다니는 골든 스니치에 빗댔다. 변화무쌍해서 한 번 놓치면 기회가 사라지는 존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하니 사람에게는 경향과 습관이 있다. 모든 대화를 한 번에 완벽하게 해내는 특별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대화를 이어 가며 상대를 알아가면 된다.

짧게 말하는 기술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상대가 어떤 맥락에 서 있는지 궁금해하는 태도일지 모른다.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은 문장을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서로의 빈칸을 확인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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