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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5주차, 한 달 100km 러닝과 아기의 첫 유모차 산책

육아휴직 5주차.8월 31일 월요일에는 여느 때처럼 아기를 돌보다가 도서관에 가려고 했는데 월요일은 휴무였다. 집에 있다가 밤에 8월 마지막 러닝을 나갔다.8월 러닝 거리는 총 100.8km. 생애 처음으로 한 달 만에 100km를 뛰어봤는데 성취감이 장난 아니었다 :)도서관에 다녀오고, 9월 첫 러닝9월 1일 화요일에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하고 새로 빌렸다. 기존에 대출했던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학부 시절에 배웠던 내용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기획에 대해서 이따금 공부해볼 수 있었다.다만 돌고 돌아 결국 콘텐츠 자체와 내 방향성의 문제인 것 같았다. 초심을 되찾고자 나의 영원한 스승 정약용 선생님 관련 책들을 찾아 읽었다.느긋하게 집에 와서 꽃게라면 건면을 먹고 밤 9시 50분쯤 러닝을 나갔다. ..

사서육경은 어떤 순서로 읽어야 덜 막힐까

열 편을 따라왔어도 열 권을 다 읽었다고 할 수는 없다. 각 경전 앞에서 놓치기 쉬운 질문 하나씩을 확인했을 뿐이다. 이제 실제 책을 펼치려 하면 다시 막힌다. 어디서부터 읽어야 하는가. 번역만 읽어도 되는가. 주석이 서로 다를 때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처음부터 고정된 정답 순서는 없다. 읽으려는 이유에 따라 입구가 달라진다. 사람과 대화, 배움의 장면이 궁금하면 《논어》가 가장 가까운 출발점이다. 인간의 마음과 정치의 책임을 함께 보고 싶다면 《맹자》가 좋다. 짧은 글 안에서 수양과 공적 책임의 연결을 보고 싶다면 《대학》을 먼저 읽을 수 있다.《중용》은 짧지만 쉽지 않다. 중과 화, 성과 천명처럼 한 단어에 오랜 해석이 쌓여 있다. 《논어》나 《대학》을 읽고 들어가면 문장이 놓인 유교적 문제의식이 ..

《춘추》의 짧은 기록은 정말 공자의 판결문일까

《춘추》의 첫 기록은 놀랄 만큼 짧다.元年春,王正月。원년 봄, 왕의 정월이었다.노나라 은공 원년, 곧 기원전 722년부터 애공 14년인 기원전 481년까지의 일을 해마다 적는다. 군주의 즉위와 죽음, 제후의 회맹, 전쟁과 혼인, 일식과 재해가 날짜와 함께 이어진다. 본문만 읽으면 무슨 일이 있었고 왜 중요한지 알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짧은 기록 옆에는 긴 해석이 자랐다. 《좌전》은 사건의 배경과 인물의 말을 풍부하게 전하고 《공양전》과 《곡량전》은 문구에 담긴 의리와 판단을 묻는다. 이 세 전을 거치며 《춘추》는 연대기를 넘어 정치와 도덕을 논하는 경전으로 읽혔다.춘추필법이라는 말도 이 전통에서 나왔다. 공자가 어떤 인물의 칭호를 다르게 쓰거나 사건을 기록하고 빼는 방식으로 칭찬과 비판을 숨겨 놓았다는 ..

메시지 큐와 재시도는 오래 걸리는 작업을 어떻게 나눌까? 확인 응답과 중복 처리

이메일 발송이나 영상 변환처럼 오래 걸리는 작업을 HTTP 요청 안에서 끝까지 실행하면 사용자는 오래 기다리고, 연결이 끊겼을 때 결과도 모호해진다. 메시지 큐는 요청을 받는 일과 실제 작업을 실행하는 일을 분리한다.생산자는 해야 할 일을 메시지로 저장하고, 소비자는 메시지를 가져가 실행한 뒤 완료됐다고 알린다. 이 구조는 기다림을 분리하지만 작업이 정확히 한 번만 실행된다는 보장은 자동으로 만들지 않는다.큐에 넣었다는 것과 작업이 끝났다는 것은 다르다사용자 요청 → 작업 메시지를 큐에 저장 → 접수 응답소비자 → 메시지를 가져옴 → 실제 작업 실행 → 확인 응답메시지가 큐에 안전하게 저장되면 서버는 요청을 접수했다고 답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이메일을 보냈거나 파일을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

《역경》은 점술서인가 철학서인가

《역경》, 곧 《주역》을 두고 설명이 갈린다. 미래를 점치는 책이라고도 하고 세상의 변화를 다룬 깊은 철학서라고도 한다. 어느 한쪽만 맞다고 고르면 책이 지나온 시간의 절반을 지우게 된다. 점서로 쓰인 바탕과 철학적 해석이 겹쳐 지금의 《주역》을 이룬다.기본 단위는 끊어진 음효와 이어진 양효다. 효 세 개를 겹치면 팔괘가 되고 두 괘를 위아래로 놓아 여섯 효로 된 64괘를 만든다. 각 괘와 효에는 판단의 말이 붙는다. 어떤 선택이 길한지 흉한지, 나아갈지 기다릴지를 묻는 데 사용됐다.점의 결과가 곧 정해진 미래를 통보한다고만 보면 이상한 점이 생긴다. 괘와 효의 말은 구체적인 사건을 예언하기보다 자리와 관계, 때의 움직임을 판단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해석하는 사람은 묻는 일의 맥락과 현재 위치를 함께 ..

《악경》은 정말 불타 사라진 책일까

육경을 차례로 적으면 《악경》에서 손이 멈춘다. 다른 경전은 판본과 번역을 찾아 읽을 수 있지만 《악경》이라는 독립된 본문은 지금 전하지 않는다. 그래서 흔히 진시황의 분서 때 불타 없어졌다고 설명한다. 익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지만 확정된 사실처럼 말하기에는 빈틈이 있다.고대 문헌에는 시·서·예·악을 함께 말하는 구절이 있고 여기에 역과 춘추를 더해 육경의 체계를 설명해 왔다. 그렇다고 ‘악’이라는 교육과 실천의 영역이 있었다는 사실이 곧 고정된 한 권의 《악경》이 있었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음악 지식은 악보 한 권보다 연주와 의례, 구전과 교육 속에서 전승됐을 가능성도 있다.일부 연구자는 후대 사람들이 육경의 대칭을 맞추며 독립된 《악경》을 상정했을 가능성을 묻는다. 분서로 사라졌다는 서사도..

캐시는 왜 빠르게 만들면서도 틀린 값을 돌려줄까? 적중과 무효화

캐시는 자주 읽는 결과를 원본보다 가까운 곳에 복사해 둔다. 요청마다 데이터베이스나 외부 서비스를 다시 읽지 않아도 되므로 응답은 빨라지고 원본 부하는 줄어든다. 하지만 복사본이 생긴 순간부터 원본과 다른 값을 가질 가능성도 함께 생긴다.캐시 설계의 어려움은 값을 넣는 데 있지 않다. 원본이 바뀐 뒤 어느 복사본을 언제 지울지, 동시에 여러 요청이 들어왔을 때 누가 새 값을 채울지, 원본이 실패하면 오래된 값을 계속 보여 줄지를 정하는 데 있다.캐시 적중과 미스는 읽기 경로를 나눈다프로필 42를 읽는 cache-aside 방식을 생각해 보자.get(profile:42) → 캐시에 값이 있으면 반환: 적중 → 없으면 데이터베이스에서 읽음: 미스 → 읽은 값을 캐시에 저장 → 호출자에게 반환적중하면 ..

《예경》의 예는 격식인가, 관계를 지키는 장치인가

예라는 말을 들으면 인사법과 자리 순서, 혼례와 장례 절차부터 떠오른다. 정해진 형식을 잘 지키는 사람을 예의 바르다고 한다. 그래서 《예경》도 옛 예법을 모아 둔 매뉴얼처럼 생각하기 쉽다. 육경에서 말하는 예는 한 권의 현전 문헌보다 넓은 의례 전통을 가리킨다.오늘날에는 《주례》, 《의례》, 《예기》를 삼례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예기》에는 제도와 의례뿐 아니라 교육, 음악, 인간관계를 다룬 글이 함께 들어 있다. 《대학》과 《중용》도 본래 《예기》의 두 편이었다. 육경의 ‘예경’과 지금 손에 든 《예기》 한 권을 처음부터 동일시하면 성립 과정이 흐려진다.〈곡례〉 첫머리는 “毋不敬,儼若思,安定辭”라고 한다. 공경하지 않음이 없게 하고, 생각하는 듯 몸가짐을 바르게 하며, 말을 차분히 하라는 뜻이다. ..

HTTP 요청은 어디서 시작해 어떤 응답으로 끝날까? 메서드와 상태 코드

HTTP 요청은 메서드와 URL, 헤더, 본문으로 의도를 전달한다. 서버는 요청을 받자마자 업무 코드를 실행하지 않는다. 어느 경로가 처리할지 찾고, 사용자를 확인하고, 권한과 입력을 검증한 뒤 상태를 바꾸거나 조회한다. 마지막에는 결과의 의미를 상태 코드와 응답 본문으로 돌려준다.HTTP를 이해한다는 것은 요청과 응답의 글자 모양을 외우는 일이 아니다. 어느 단계까지 끝났을 때 어떤 상태 코드를 돌려주며, 응답을 받지 못한 호출자가 안전하게 다음 행동을 고를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요청은 의도를 네 부분으로 나눠 전달한다POST /ordersAuthorization: ...Content-Type: application/json{"productId": 42, "quantity": 1}메서드는 조회인..

《서경》의 천명은 왕에게 준 영구 자격이 아니다

《서경》에는 옛 임금과 신하의 말, 훈계, 맹세, 정사에 관한 기록이 모여 있다. 제목 때문에 한 시대의 공식 문서철을 떠올리기 쉽지만 각 편이 만들어지고 전해진 시기는 서로 다르다. 현장에서 곧바로 받아 적은 발언과 후대가 옛 인물의 입을 빌려 구성한 문장을 가려내는 일도 간단하지 않다.전승 과정은 더 복잡하다. 오늘 전하는 판본에는 오래된 층위와 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판명된 편들이 함께 거론돼 왔다. 어느 문장이 실제로 언제 생겼는지 따지는 문헌 연구가 필요한 까닭이다. 오래된 책을 존중하는 것과 모든 편을 같은 시대의 사실 기록으로 믿는 것은 다른 일이다.이 복잡함을 인정하고 읽어도 《서경》이 권력을 설명하는 한 축은 선명하다. 왕은 하늘의 명, 곧 천명을 받아 다스린다. 천명은 왕에게 초월적인 ..

《시경》 305편에는 왜 사랑과 노동과 전쟁이 함께 있을까

《시경》의 첫 문장은 엄숙한 명령이 아니다. “關關雎鳩,在河之洲.” 물수리가 강가 모래섬에서 우는 소리로 시작한다. 경전이라는 이름에서 훈계를 예상한 독자에게는 뜻밖의 첫 장면이다. 누군가를 그리는 마음과 주변의 풍경이 가르침보다 먼저 나온다.지금 전하는 작품은 305편이다.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노래, 밭일과 수확, 병역에 끌려간 사람의 고단함, 잔치와 제사, 통치자를 향한 풍자가 한 책에 놓여 있다. 현대의 시집처럼 한 시인의 생애를 따라가는 구성도 아니고 교훈을 항목별로 정리한 책도 아니다.전통적으로는 풍·아·송으로 나눈다. 풍에는 여러 지역의 노래가, 아에는 조정의 음악과 시가, 송에는 제사에 쓰인 노래가 실려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실제 작품의 성격과 후대의 분류가 언제나 단정하게 맞아떨어지지..

TCP는 빠진 데이터와 뒤바뀐 순서를 어떻게 다룰까? 순서 번호와 재전송

인터넷의 IP 패킷은 중간에서 사라지거나 순서가 바뀌어 도착할 수 있다. TCP는 이 불안정한 전달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에 순서 있는 바이트 흐름을 제공한다. 보낸 바이트에 번호를 붙이고, 받은 쪽은 어디까지 연속해서 받았는지 알리며, 빠진 부분은 다시 받는다.하지만 TCP가 보장하는 것은 연결 안의 바이트 순서다. 애플리케이션 메시지 한 건의 경계나 주문이 정확히 한 번 처리됐다는 사실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TCP는 보낸 바이트의 위치를 기억한다송신자가 300바이트를 세 구간으로 보낸다고 하자.0~99100~199200~299각 구간에는 이 데이터가 전체 흐름의 어디에 놓이는지를 나타내는 순서 번호가 있다. 수신자는 번호를 보고 먼저 도착한 조각과 나중에 도착한 조각을 올바른 위치에 둘 수 있다.순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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