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링크에서 propagation은 신호가 케이블이나 무선 매체를 따라 이동하는 과정이며, 그때 걸리는 시간이 **전파 지연(propagation delay)**이다. 일반적인 계산은 거리 ÷ 매체에서의 신호 전파 속도다.
이 값은 패킷 크기나 회선 대역폭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패킷 비트를 링크에 밀어 넣는 전송 지연(transmission delay)과 구분해야 한다.
propagation은 문맥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영어 propagation은 무언가가 퍼져 나간다는 넓은 뜻을 가진다. 네트워크에서도 두 문맥이 자주 섞인다.
- 신호 전파: 전기·광·무선 신호가 물리 매체를 이동하는 것
- 정보 전파: 라우팅 업데이트나 DNS 변경 같은 정보가 여러 시스템에 퍼지는 것
이 글은 링크 지연을 계산할 때의 신호 전파에 집중한다. “BGP 경로가 네트워크에 전파됐다”는 문장의 propagation은 라우터 간 업데이트와 수렴을 뜻하므로 거리 기반 전파 지연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전파 지연은 거리와 매체가 결정한다
전파 지연은 다음처럼 나타낼 수 있다.
d_prop = d / s
d: 링크를 따라 이동하는 거리(m)
s: 해당 매체에서의 신호 전파 속도(m/s)
설명을 위한 가정으로, 실제 케이블 경로가 1,000km이고 매체 속도를 2 × 10^8 m/s로 두면 다음과 같다.
1,000,000 m ÷ 200,000,000 m/s = 0.005 s = 5 ms
이는 한 방향의 전파 지연만 계산한 값이다. 실제 광케이블은 지도상 직선보다 길 수 있고, 장비와 광학 구간의 구성도 다르다. 위 숫자를 특정 도시 사이의 실측 지연으로 보면 안 된다.
전송 지연은 패킷 크기와 링크 속도가 결정한다
전송 지연은 패킷의 비트를 링크에 차례로 내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d_trans = L / R
L: 전송할 데이터의 길이(bit)
R: 링크 전송률(bit/s)
1,500바이트를 100Mbps 링크에 내보내는 예는 다음과 같다.
1,500 × 8 bit ÷ 100,000,000 bit/s
= 0.00012 s
= 0.12 ms
이 예에서 링크 전송률을 1Gbps로 높이면 전송 지연은 10분의 1로 줄지만, 같은 물리 경로의 전파 지연은 그대로다. 반대로 패킷 크기를 바꿔도 거리와 매체가 같다면 전파 지연은 바뀌지 않는다.
전체 지연에는 네 가지 항목이 섞인다
한 홉에서 패킷이 겪는 지연을 단순화하면 다음 항목으로 나눌 수 있다.
| 지연 | 주된 원인 | 패킷 크기의 영향 |
|---|---|---|
| 처리 지연 | 헤더 검사, 오류 확인, 다음 홉 결정 | 구현에 따라 다름 |
| 큐잉 지연 | 출력 큐에서 다른 트래픽을 기다림 | 혼잡 상태와 스케줄링의 영향이 큼 |
| 전송 지연 | 패킷 비트를 링크에 내보냄 | L/R에 비례 |
| 전파 지연 | 신호가 물리 매체를 이동함 | 직접적인 영향 없음 |
RFC 4838은 용량 C인 링크에 B비트를 넣었을 때 전달 시점을 전파 지연 D와 B/C를 더한 형태로 설명한다. 두 지연을 따로 보는 이유가 식에 드러난다.
실제 end-to-end 지연은 여러 링크와 라우터의 네 항목이 누적된 값이다. 방향별 경로가 다를 수도 있으므로 RTT를 단순히 2로 나눈 값도 정확한 한 방향 전파 지연이라고 할 수 없다.
ping과 traceroute만으로 전파 지연을 분리할 수 없다
ping의 RTT에는 왕복 전파 지연뿐 아니라 송수신 호스트 처리, 각 홉의 전송·처리·큐잉 지연이 들어간다. traceroute의 각 응답 시간도 중간 라우터의 ICMP 처리 정책과 돌아오는 경로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다음처럼 해석한다.
- 낮은 부하에서 반복 측정한 최소 RTT는 고정 지연의 단서가 될 수 있다.
- 최소값과 평소 값의 차이는 큐잉과 경로 변화 가능성을 보여 준다.
- 대역폭을 늘렸는데 장거리 RTT가 그대로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 홉 하나의 숫자가 커도 이후 홉과 목적지가 정상이라면 그 장비의 ICMP 응답 우선순위 문제일 수 있다.
신호가 정보를 싣는 물리적 원리는 반송파 개념, 홉과 traceroute 결과를 해석하는 법은 네트워크 홉과 지연 시간에서 이어서 볼 수 있다.
이 글의 계산은 지연 요소를 구분하기 위한 예제다. 실제 회선의 거리·굴절률·대역폭을 측정하거나 특정 네트워크에서 RTT를 재현한 결과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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